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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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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안보권

1800여 년 전 옛사람의 걸음을 따라

하늘재

문헌이 기록한 최초의 길,
하늘재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 발끝에 설렘을 안긴다.
1800여 년 전 옛사람처럼 숲길로 접어들어 시간을 거슬러 오른다.
그때도 느릿하고 여유로운 걸음이었을까. 옛날의 국경은 이제 인자하고 푸근한 노인의 표정으로 사람을 안는다.

하늘재 표지 이미지

소개

관음에서 미륵으로, 현세에서 미래로

고개 아래 충청도 방면은 충주시 수안보면 미륵리다. 반대편은 경북 문경시 문경읍 관음리다. 자비로 중생을 구제하는 관음불과 미래에 중생을 구제하러 올 미륵불이다. 그 사이를 잇는 길이니 하늘에 닿는 고개, 하늘재라는 이름이 남우세스럽지 않다. 염주를 돌리듯 내는 걸음마다 번뇌 대신 평안이 찾아드는 게 우연이기만 할까.

《삼국사기》에 156년 아달라왕이 “신라가 소백산맥 이북까지 세력을 확장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했다고 기록된, 문헌에 나오는 가장 오랜 옛길이다. 고구려 온달 장군이 목숨 걸고 되찾겠다고 다짐한 땅이다. 고려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넘은, 1800여 년 전 옛사람이 낸 길이다. 소백산맥을 넘어 영남과 서울을 잇는 죽령보다 2년이 빠르고, 조선 시대 하늘재를 대신하며 등장한 조령(문경새재)보다 1000년이 빠르다. 그 영욕의 걸음을 고스란히 받고 살았으니, 하늘재 자체가 부처라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리라

그 길의 출발은 충주 미륵대원지다. 하늘재는 미륵대원에서 시작해 고려 때는 대원령이라고도 불렸다. 그 전에는 지금의 닷돈재와 지릅재, 하늘재를 합쳐 계립령이라고 불렀다. 산적이 많아 통행료로 닷 돈을 내야 한다고 닷돈재요, ‘겨릅’이 많아 지릅재다

미륵대원지는 자연스레 마의태자를 떠올리게 한다. 그는 신라의 마지막 임금 경순왕의 장남이다. 결사 항전을 주장하다 신라가 항복하자, 금강산으로 들어가 삼베옷[麻衣]을 입고 초식하다 죽었다. 그가 금강산으로 가다 하늘재를 넘기 전이었다. 꿈에 관음보살이 나타나 신라의 부흥을 위해 절을 지으라 명했고, 대원사를 지은 뒤 8년을 머물렀다고 전한다. 같은 꿈을 꾼 여동생 덕주공주는 덕주사에 마애불을 세웠다던가. 떠도는 전설이다.

1800년 전 길은 이제 산책로로 변신했다 이미지 1800년 전 길은 이제 산책로로 변신했다.

그가 하늘재를 거쳐 금강산으로 향한 건 사실인 듯하다. 서라벌에서 금강산까지 가장 가까운 동해안 길 대신, 내륙의 요새를 지난 건 저항 세력을 규합하기 위함이라는 주장도 있다. 자포자기든, 절치부심이든 만감이 교차하지 않았을까. 신라의 중흥을 꿈꾸며 연 길을 쓸쓸히 걸어가는 패망한 나라의 마지막 왕자라는 자괴감은 물어 무엇 할까. 충주 땅에 마의태자의 애틋한 이야기가 전하는 것도 같은 까닭이리라. 그래서 미륵대원에서 출발하는 하늘재는 마의태자의 자취를 되짚는, 미래의 미륵리에서 현세의 관음리로 향하는 여정이다

위로와 평안의 하늘길
미륵대원을 벗어나니 은행나무가 좌우로 늘어섰다. 가을에는 단풍이 노랗게 물드는 길이다. 오른쪽 너른 터는 옛 병영으로 쓰인 원의 터다. 미륵대원지가 단순한 원이 아니라 군사적 요충이었음을 덧붙 인다. 은행나무 길에서 얼마 지나지 않아 하늘재 표석이 나온다. 왼쪽으로 들어서면 하늘재다. 도로 대각선 맞은편에는 충주 미륵대원지 삼층석탑(충북유형문화재 33호)도 있다. 평범한 통일신라 양식으로 만든 고려 시대 석탑이다. 과거에는 길의 지표 역할을 했을 것이다. 지금은 삼층석탑 대신 역사·자연 관찰로의 26개 표식이 대신한다. ‘탑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부터 ‘장승과 솟대’ ‘숲의 한살이’ 등의 설명이 하늘재를 따라 아이들과 눈을 맞춘다.

숲이 깊어지자 발끝의 촉감도 살아난다. 흙을 밟는 기분 좋은 걸음이다. 초록의 활력이 심신을 달랜다. 중간에는 샛길로 난 구름다리도 보인다. 다리를 건너면 역사·자연 관찰로다. 계곡물소리가 귓가에 청명하다. 다리를 건너지 않고 곧장 직진해도 무방하다. 두 길은 해발 525m 정상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다시 만난다. 몇몇 나무도 눈길을 끈다. 수령이 어린 연리지는 이제 막 몸을 합쳐 하나로 자라고 있다. ‘김연아나무’도 독특하다. 피겨스케이팅 스파이럴 자세와 비슷해 김연아나무라 불린다. 박윤규 시인의 ‘소나무’가 적혔다. 고개를 넘다 보면 어느새 정상이다. 하늘재산장에서 잠깐 숨을 고른다. 주인장 입담이 보통이 아니다. 그 옛날 국경에서 지난 역사를 줄줄이 들려준다.

산장 맞은편에는 하늘재비를 향한 계단이 있다. 짧지만 제법 가파르다. 정상은 사방으로 시야가 열려 전망대 구실을 한다. 가까이 포암산에서 멀리 백두대간이 물결친다. 발아래는 문경으로 내려가는 아스팔트 도로다. 하늘재 옛길은 충주 미륵대원지에서 하늘재 정상에 오르는 구간이 전부다. 옛날에는 두 길이 하나로 같은 모양이었으리라. 그때는 지금의고속도로에 버금갔겠다. 폭이 2~3m에 불과하지만, 한 나라의 운명을 바꿀 국사였겠다

하늘재 길가의 연리지 이미지 하늘재 길가의 연리지 전경

하지만 시간이 지나니 그저 한갓진 숲길이다. 영화는 사라지고 긴 세월 묵묵하게 지켜본 나무들만이 길 위에 그늘을 드리운다. 인간의 역사란, 그 영욕의 몸부림이란 자연 앞에 얼마나 초라한가. 어느덧 길은 1800여 년을 돌아와 전장의 목적을 상실하고 느긋한 심정으로 사람들을 맞는다. 그 길에서 숲이 건네는 말은 화해와 용서요, 위로이자 평안이다. 느리게 걷는 길이요, 손을 맞잡고 다정하게 호흡을 맞춰 걷는 길이다. 중원을 향해 느린 걸음을 내는 마의태자와 덕주공주의 뒷모습이 보이는 듯하다.

추천! 하루여행코스

  • 출발
  • 수주팔봉
  • 수안보온천
  • 충주 미륵대원지
  • 하늘재

오시는길

여행정보

여행정보 테이블
대중교통, 자가운전, 맛집, 숙소로 구분하여 안내합니다.
대중교통

충주공용버스터미널 인근 농업기술센터 정류장에서 245, 246번 (단월,수안보) 버스 타고 미륵리 하차. 충주 미륵대원지 입구까지 400m

자가운전

중부내륙고속도로 충주 IC로 빠져나와 3번 국도 충주,수안보 방면 월악산교차로에서 좌회전, 750m 안보삼거리에서 우회전, 미륵송계로 따라 8.7km 직진 후 오른쪽 미륵리사지길 진입, 미륵대원지에서 출발.

맛집
  • 해성정 : 산채정식, 수안보면 주정산로 21. Tel.043)846-0495
  • 소라가든 : 꿩 요리, 수안보면 노포란로 12. Tel.043)846-7819
  • 본가할매숨두부 : 산채정식, 수안보면 물탕2길 8. Tel.043)846-4764
숙소
  • 수안보파크호텔(호텔) : 수안보면 탑골1길 36 / Tel.043)846-2331 / Homepage. www.suanbopark.co.kr
  • 수안보상록호텔(호텔) : 수안보면 주정산로 22 / Tel.043)845-3500 / Homepage. www.sangnokresort.co.kr
  • 사조리조트(콘도) : 수안보면 주정산로 197 / Tel.043)846-0750 / Homepage. www.sajoresort.co.kr

안내

문의

충주 미륵대원지

  • 수안보면 미륵리사지길 150
  • Tel.043)850-6450~2(충주시청 건축디자인과 경관 담당)
  • 홈페이지 : www.chungju.go.kr/tour/index.do(충주 문화관광 포털)

참고문헌과 자료
  • 《역사스페셜》 (KBS역사스페셜, 효형출판)
  • 《역주 삼국사기》 (정구복 외, 한국학중앙연구원출판부)
  • 《답사 여행의 길잡이》 (한국문화유산답사회, 돌베개)
  • 《가슴 설레는 걷기 여행》 (신정일, 랜덤하우스코리아)
  • 《미륵대원의 연구》 (신영훈, 학술논문)
  • 《역사 지리 체계로 본 충주 미륵사지에 관한 연구》 (채희천, 충주대학교 산업대학원 건축공학과 석사 논문)
  • 덕주사 홈페이지

담당자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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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당부서 관광과 이로운
  • 전화번호 043-850-6724
  • 최종수정일 2018.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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